생활정보 / / 2023. 1. 22. 00:01

설날 차례상엔 뭘 올리지? (feat. 제사상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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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에서 권고한 설날 차례 상차림 모형도

2023년 음력 1월1일 민족 최대 명절 설날이 밝았다. 어렸을때는 그저 연휴가 길고 학교나 직장에 가지 않고 쉴 수있어 기다렸는데 결혼을 하고 보니 또 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하지만 결혼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나는 입만 거들 뿐 제사나 차례상 차리는 걸 손수 도와드린 적이 거의 없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잘 모른다.

 

맞벌이하는 며느리에대한 시부모님의 크나큰 배려덕에 10년 넘는 세월 제사상이 뭐예요? 차례상은 또 뭐구요? 로 살아왔지만 불혹이 넘은 지금 전통 문화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알고 있어야하지 않겠나 싶어졌다. 점점 커가는 아이들이 궁금해하면 언제라도 간단한 설명 정도 해 줄 수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제사랑 차례랑 뭐가 달라?

제사는 돌아가신 조상 또는 신령스러운 존재에게 음식을 바치어 정성을 나타내는 의식으로 죽은 고인에게 예를 올리고 기리는 전통 문화를 '제사' 라고 하며 보통 밤에 진행된다. 아직까지 종갓집에서는 과거 제사 방식을 이어가며 제사를 지내고 있기도 하지만 과거에 비해 현재는 제사의 절차나 준비 과정이 많이 약식화 되었다.

 

차례는 과거에는 초하룻날, 보름날, 조상님의 생신날 그리고 명절날의 이른 새벽이나 낮에 지내는 제사를 말하는데 결국 제사의 한 범위에 속하기는 한다. 하지만 요즘엔 명절날 외에 다른 날 차례를 지내는 모습을 일반 가정집에서는 찾아 볼수 없다. 

 

사실 차례는 중국에서 유래된 방식으로 고인에게 차를 올리는 의식을 말하는데 다시말해 제사보다는 가벼운 의식의 형태라고 볼 수있다. 하지만 중국의 이런 가벼운 의식이 우리나라로 넘어오면서 차가 아닌 간단한 다과나 음식으로 변형이되어 지금의 명절 차례상이 되었다.

 

제사와 차례는 사전적인 의미로는 모두 돌아가신 조상이나 고인을 기리는 의식이지만 온 가족이 모이는 날이라는 의미가 부여된다. 특히 명절에 지내는 차례의 경우 가족들이 모두 모여 낮에 차례를 지내면서 서로 인사와 덕담을 나누는 자리가 되기도 하고 한 해가 잘 지나가길 바라는 기원의 의미를 담는 날이기도 하다.

제사상 vs. 차례상

제사상은 정석으로 상을 차리는데 보통 5열로 차리게 된다. 신위(고인의 사진이나 지방)을 모신 쪽을 북쪽으로 보고 제사를 주관하는 제주가 있는 쪽이 남쪽이므로 제주가 바라볼때 오른쪽이 동쪽 왼쪽이 서쪽이 된다. 이를 기준으로 우리가 익히 들어 본 홍동백서 조율이시 등의 제사 상차림 4자성어가 완성되는 것이다.

제사상 이미지

따라서 신위로 부터 가장 가까운 쪽을 1열로 보고 상의 가장 앞쪽을 5열로 보면,

1열은 좌반우갱(밥은 왼쪽 국은 오른쪽)으로 밥,국, 수저를 담은 대접, 술잔과 받침대를 놓는다.

2열은 어동육서(어류는 동쪽, 육류는 서쪽), 두동미서(생선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으로

          생선, 고기, 두부 또는 채소류를 놓는다.

3열은 육탕, 어탕, 소탕을 놓으며 탕의 갯수는 홀수로 놓는다.

4열은 좌포우혜(포는 왼쪽, 식혜는 오른쪽), 생동숙서(김치는 동쪽, 나물은 서쪽)

5열은 조율이시(서쪽부터 대추, 밤, 배, 감 순서), 홍동백서(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으로

          우측 끝에는 약과와 강정 등을 놓는다.

 

제사 상차림시 주의사항은 모두 '홀수'의 음식을 올려야하고, 갈치 꽁치 넙치등 '치'로 끝나는 생선은 올리지 않으며 복숭아 키위처럼 털이 있는 과일도 올리지 않는다. 곡식, 채소, 과일의 접시 수는 '짝수'로 올리며 고기, 생선의 접시 수는 '홀수'로 올린다. 배와 사과 등 과일은 꼭지가 위를 향하게 놓는다. 

 

제대로 된 제사상 차림은 조사하는 것만으로도 엄두가나지 않는다. 종갓집에서는 이런 제사를 1년에 12번 씩 지내는 집도 있다는 방송을 본 적도 있는것 같은데 정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다. 

 

차례상은 제사상에 비하면 아주 간소한 편이다. 선균관 의례 정립 위원회에서 간소화 된 '차례상 표준안'을 발표 했는데, 차례상에는 과일 4종류와 삼색나물, 고기구이(적), 물김치, 송편, 술 등 6가지가 올라가고 추가로 육류, 생선, 떡을 선택적으로 올려 최대 9가지 음식을 올릴 수 있다.

설명에 따라 구성해 본 차례상 모형도

1열은 수저, 잔, 추석에는 송편을 설날에는 떡국을 올린다.

2열은 삼색나물(고사리, 시금치, 도라지), 구이, 물김치를 올린다.

3열은 밤, 사과, 배, 감을 올린다. 

 

차례상은 제사상과는 달리 올라가는 음식이 많지 않으므로 주의사항도 크게 없지만 제사상 차림의 기본 주의 사항은 지켜야 한다. 그런데 얼마저 성균관 의례 정립 위원회와 성균과 유도회총본부 그리고 한국 유교문화 진흥원에서는 이마저도 더 간소화 한 포스팅 메인 사진과 같은 상차림이 권고안으로 발표 되었다.

 

이렇듯 관련 단체에서도 옛 문헌에는 이런 번거로운 제사 음식에 대한 유래가 없다는 것을 명분으로 궁극적으로 가정 불화나 남녀 갈등, 노소 갈등없는 행복한 전통문화 계승을 목표로 간소화 된 차례상 권고안까지 발표할 정도니 앞으로 우리나라 제사,차례 문화가 어떻게 바뀌어 나갈지 궁금해 진다.

 

이상 설 명절 당일에 알아 본 제사와 차례의 의미 차이와 상차림 차이에 대한 포스팅을 마치며 남은 명절연휴 뭘하고 보낼지 고민이라면 설 연휴 가볼만한 곳을 포스팅했던 이전글들을 확인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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