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 / 2022. 11. 18. 14:09

육아 휴직 버킷 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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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망설이다 선택한 육아 휴직

어쩌다 육아 휴직을 결심하게 된 나는 아직 휴직 상태는 아니고 이미 신청해 놓은 육아기 단축 근로를 소진 중에 있다. 그래서  2022년 12월31일까지는 워킹맘이다. 한달 반 남짓 남은 기간동안 15년간의 직장 생활도 정리해 보고 앞으로 다가올 육아 휴직의 소중한 시간들도 준비해 나가려 한다.

 

나는 친정엄마와 시어머님의 도움으로 2016년과 19년생 두 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출산 시기 양육을 위한 육아 휴직은 쓰지 않고 미뤄 둘 수 있었다.

 

덕분에 임신과 출산으로 육아휴직을 했다면 어쩔 수 없이 신생아 케어로 모든 시간을 보내야 되겠지만 지금의 나는 어느 정도 자란 아이들을 케어하기 위해 휴직을 하는 것이다 보니 소중한 육아 휴직 기간 동안 시간을 허투루 쓰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소소하지만 버킷리스트도 작성해 보고  그를 바탕으로 그 동안 해보고 싶었던 일이나 배우고 싶었던 공부도 하며 보낼 생각이다. 

 

처음에는 직장의 상황 때문에 육아휴직은 생각도 하지 못했었다. 큰 아이가 곧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어 마음 한 켠이 너무 무거웠다. 직장을 다닌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결혼 후 만 3년 만에 힘들게 가진 아이가 태어났을 때도 고작 출산휴가 3개월만 함께 있어 줄 수 있었고 7세가 된 지금까지도 엄마는 아침 마다 회사에 가야 하는 사람, 어린이 집에서 발표회를 해도 올 수 없는 사람이 되어 버렸다.

 

직장 동료들을 봐도 모두 다 워킹맘의 삶을 살고 있고, 지금까지도 워킹맘으로 일을 하는 직장 선배들은 더 혹독한 환경에서 육아를 했던 사람 들이기에 내 마음은 이해를 해주었을지 몰라도 정작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를 사용해서 업무 공백이 생기는 부분에 대해서 까지는 이해 해주지 못했다.

 

그렇기에 아예 휴직을 해야하는 상황은 감히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런데 갑자기 회사에서 부서 이동 지시가 내려졌다. 이는 곧 코로나 시기 이후 팀에 혼자 남게 되어 나름대로 업무에 대한 강한 책임감으로 회사 생활을 버티고 있던 내 마음과 머리를 울리는 깨우침의 기회가 되었다. 

 

나는 케어가 필요한 어린 두 남매를 한 번도 제대로 육아해 본적이 없다. 아이들이 아주 어릴 때는 각각 꼬박 2년 간을 큰 아이는 친정 부모님 둘째 아이는 시부모님의 손을 빌려 키웠고, 3세 무렵 부터는 이 어린 아이들을 아침 7시 30분 부터 오후 5시까지 10시간 가까이 되는 긴 시간 동안 남편 회사의 직장 어린이집에 묶어 두고 회사를 다녔다.

 

그러던 중 코로나가 발생해 유/무급 휴직을 무조건 해야하는 상황에서 육아휴직을 소진하기로 마음 먹고 하루 2시간의 단축 근무를 사용했다. 부서이동 지시가 있기 전 까지 육아기 단축 근로는 회사 일도 하면서 육아 휴직 기간도 소진하고 적어도 내 아이들에게 손수 저녁식사는 차려주고 저녁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었기에 매우 만족스러웠다.

 

하지만 일과 가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자 했고 잘 해나가고 있다고 믿었던 나에게 부서이동 지시는 엄청난 배신감으로 다가왔다. 내가 그동안 무엇을 위해 내 아이들도 팽개치고 워킹맘으로서의 권리인 육아 휴직 전일제 휴무도 하지 못한 채 단축 근무로 소진하면서 그 마저도 감사한 마음으로 직장생활을 했던 것인가!

 

처음엔 당황스럽고 분노가 치밀었다. 어떻게든 부당한 지시라는 것을 밝히고 되돌리려고 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이제는 회사가 아닌 아이들과 가정에 내 열정을 쏟아 보는 것은 어떨까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마치 누군가가 '너도 육아휴직 할 수 있어!' 라고 속삭여 주면서 내 머릿속에 있는 버튼을 눌러 준 느낌이었다. 육아 휴직을 하기로 마음 먹은 지금 생각해 보면 오히려 부서 이동 지시가 감사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회사에 대한 강제 책임감에 대한 짐의 무게를 덜어내고 육아휴직을 마음 먹을 수 있게 해주었기 때문에.

 

그렇게 극단 적인 방법이 아니었다면 나는 아마 아직도 단축 근로로 만족하며 매너리즘에 빠져 회사를 다니고 있지 않을까 그리고 이렇게 블로그를 한다던가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며 새로운 삶에 대한 준비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잃고 살다가 더 늦은 나이에 깨닫고 지나간 시간을 아까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2. 육아휴직 버킷 리스트 

앞으로 내 블로그는 그 동안 직장에만 매여 있어 해보지 못했던 엄마, 딸, 며느리, 아내 그리고 한 사람의 여자로서의 삶에 대한 버킷리스트를 달성해 가는 내용으로 채우고자 한다. 그러기에 앞서 가장 중요한 버킷리스트 작성에 돌입해야겠다. 

내 버킷 리스트는 곧 내 블로그 글들의 주제가 될 예정이다

- 엄마로서의 버킷 리스트

1. 아이들 등하교 / 등하원 직접 시키기

2. 큰 아이 등하교 길에 수다 떨면서 군것질 하기

3. 아이들 등교 및 등원 시키고 여유로운 아침 시간 보내기

4. 매일 매일 아이들과 최대한 많은 시간 보내기

5. 영양가 높은 식사와 간식 챙겨주기

- 딸/ 며느리로서의 버킷 리스트

1. 부모님과 국내 여행 자주 다니기

2. 부모님과 함께 새로운 경험 많이 하기

- 아내로서의 버킷 리스트

1. 가족과 함께 해외 장기 체류 해보기

2. 깨끗하게 집청소 하고 정돈하고 살기

3. 인스턴트 음식 피해 최대한 정성스러운 집밥 차려보기

4. 사무실에서는 하기 힘들었던 재테크 및 자산관리 제대로 해보기

- 여자로서의 버킷 리스트

1. 미뤄 뒀던 자기 개발 하기

2. 피부관리, 건강 관리 하기

3. 동네 마실 수준 운전에서 베테랑 운전자로 거듭나기

 

 

우선 생각 나는대로만 적어 보았다. 앞으로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추가 되는 내용은 차차 더 채워 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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