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 / 2022. 11. 21. 14:31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 시장 (feat. 양재 꽃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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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럽의 크리스마스 마켓

대학에서 프랑스어를 전공 한 나는 대학교 2학년에 교환학생으로 프랑스에서 1년을 살았었다. 그냥 일상 마저도 꿈만 같았던 시간 이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을 꼽으라면 크리스마스 시즌이었다. 유럽의 크리스마스는 정말 꿈과 환상의 시간이다. 도시마다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장이 열리고 각종 오너먼트들을 파는 노점이 늘어선 풍경은 먼 타국의 유학생이었던 나에게는 정말 아름답고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한국에도 크리스마스 마켓이 있더라면 아이들과 이맘 때 함께 구경가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을텐데 아쉽게도 한국에는 아직 딱히 크리스마스 마켓 문화는 전파되지 않은 듯 하다. 그래도 양재동 꽃 시장이나 고속터미널 꽃 시장에 가면 나름 크리스마스 트리 용품을 파는 매장들이 있어서 완벽하지는 않아도 크리스마스 마켓에 대한 아쉬움을 어느정도 달래 볼 수 있다.

 

2. 한국의 크리스마스 마켓 양재동 꽃 시장을 찾아서!

2016년 겨울 무렵, 돌이 다가오는 큰 아이를 위해 집에서 직접 크리스마스 트리를 꾸며 주려고 계획했던 적이 있었다. 회사 근처 꽃집에서 아주 예쁜 완성형 트리를 보고 구매하고 싶어 가격을 물었더니 지금으로부터 만 6년 전임에도 45만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가격이었다.

 

그래서 예쁜 디자인만 눈여겨 본 후 재료를 사서 직접 만들어 봐야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어디에서 재료를 살 수 있는지 초록창에 폭풍 검색을했다. 그때는 고속터미널 꽃 시장 보다는 양재동 꽃 시장에 대한 정보가 훨씬 많이 검색 되었고, 사실 집에서도 양재동이 가까워 직접 찾아가서 재료를 구입하고 비슷한 디자인으로 만든 트리는 총 8만 8천원정도 들었었다.

 

물론 8만 8천원도 결코 싸지 않은 비용이고 전문가가 만든 것과 디자인은 비교하기 어렵지만 그래도 45만원에 비하면 가성비 있었고 꾸미면서도 나름 재미도 있거니와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도 신기해서 관심가지는게 좋았다. 

2016년에 재료를 사서 만든 트리는 작년까지도 우리집에서 계속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만들어 주었다.

2016년에 재료를 사서 만든 트리는 작년까지도 장장 5년 동안 우리 집의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빛내 주었다. 그리고 항상 11월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드는 우리 가족은 이번에도 작년 트리 재료를 꺼내어 트리를 완성 했다.

 

하지만 다 해놓고 보니 이제 디자인이 슬슬 지겨운 느낌이었고 전구도 낡고 오래되어 빛이 바랜거 같았다. 그래서 이번 주말에 양재동 꽃시장에 있는 조화&부자재 시장에 6년만에 나들이를 나섰다. 이번에는 곧 초등학교 입학을 앞둔 큰 아이와 5살이 되는 딸래미까지 모두 함께 가서 신나는 크리스마스 마켓 장보기가 되었다. 

 

3. 양재동 꽃시장 부자재 시장 위치 및 운영 안내 & 찾아가는 길

양재 꽃시장은 2016년에는 아이가 어리기도 했고 트리용 나무 부터 크리스마스 용품 전부를 사야 했기에 짐이 많을 것 같아 차로 갔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이들 콧바람 쐬게 해줄 목적과 함께 코로나 때 태어난 건 아니지만 돌 무렵부터 코로나 상황이 전개되어 오빠보다는 세상 경험이 전무한 둘째에게 태어나 처음으로 지하철을 타보는 경험을 시켜줄 생각이 컸다. 그리고 오너먼트 위주로 사올 예정이라 짐도 많지 않을 듯해서 신분당선 지하철을 이용하기로 했다.

 

- 시장 위치 및 운영 정보

 

운영 시간

오픈은 도매인들을 위한 경매 등을 진행하기 위해 자정 쯤 오픈하고 가게마다 조금씩 다르다

생화 매장은 오후 1시 까지 운영

조화, 부자재 매장은 오후 3시까지 운영 

* 일요일은 휴무

- 지하철타고 찾아가는 길

네이버 길찾기에서 출발하려는 지하철 역과 '양재동 화훼 공판장 입구'로 도착지를 설정 했다. 

 

 

양재 꽃시장을 방문 하시려거든 운영정보를 꼭 참고 하셔서 아침에 가시는 것을 추천 드린다. 토요일 아침 시간 출발했던 우리는 주말이라서 붐비지 않을까 하는 우려반 기대반 방문을 했으나 생각보다 사람이 없었다.

 

가게 사장님 말씀이 생화 시장은 오후 1시 조화 및 부자재 시장은 오후 3시까지 운영이라서 주말에 차 밀리기 전에 우리처럼 지하철을 이용해서 다녀가면 붐비지 않고 편하게 쇼핑 할 수 있다고 말씀 하셨다.

 

그래서인지 시장에 손님들도 적당했고 지하철 타는 시간과 도보이동 시간이 길지 않아서 왕복 1시간의 이동 시간과 1시간의 폭풍 장보기는 7살 아들과 4살 딸 아이에게도 힘들지 않은 여정이었다.

4. 양재동 꽃 시장에서 크리스마스 분위기 물씬!

신분당선 4번 출구에서부터 꽃시장까지 찾아가는 길

첫 번째 사진에 있는 신분당선 양재 시민의 숲(매헌)역 4번 출구를 등지고 쭉 걷다 보면, 두 번째 사진의 화훼 공판장 입간판이 바로 보이고 그 입간판을 또 등지고 걸으면 세번째 사진처럼 안내 표지판과 모자이크 디자인의 알록달록한 건물이 나온다.

 

이 건물은 경매가 진행되는 건물이고 우리는 표지판 제일 위에 씌여있는 화훼 공판장 본관 방향으로 향했다. 그러면 네 번째 사진과 같이 본관 건물이 등장한다. 건물안으로 들어가면, 1층은 생화 매장으로 정말 꽃 천국이다.

많은 꽃들을 보고 어리둥절해 하는 아들의 뒷 모습과 1층 생화매장의 꽃들

태어나 처음 이렇게 많은 꽃을 본 아들은 뒷모습 마저도 어리둥절 한 모습이다. 예쁜 꽃들이 시장 마감시간을 앞두어서인지 한 단에 3~4천원에 팔리는 꽃도 있었고 다 너무 예뻐서 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나도 혹해서 몇 단 사서 화병에 꽂아 놓아야 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2층에서 우리는 생각지도 못했던 물건을 지르는 바람에 생화 구매는 또 다음 기회로 밀려나게 되었다. 육아 휴직을 하게 되면 아이들 등원 시켜놓고 친정엄마랑 시어머님이랑 꼭 다시 구경오겠다고 다짐했다.

1층 생화 매장을 바로 가로질러 우리의 목적지인 2층 부자재 매장에 도착했다. 여기도 신세계였다.

1층 생화 매장에서도 예쁜 꽃에 눈을 못뗐지만 우리의 목적지는 2층 부자재 매장이기에 생화 매장을 두 눈질끈 감고 바로 가로질러 우리의 목적지인 2층 부자재 매장에 도착했다. 2층은 크리스마스를 앞둔 시즌이라서 그런지 진열되어 있는 모든 상품이 구매 충동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정말 너무너무 예뻤다.

 

역시나 아이들도 완전 신나하는 얼굴이었다. 데려오길 잘했다는 뿌듯함이 뿜뿜! 2층을 전반적으로 한바퀴 돌아보고 5년 묵은 트리장식을 새로운 분위기로 바꿔줄 소품을 사야겠다 마음 먹었는데, 순간 우리 아들 눈에 띈 무언가가 있었으니 과연 생각지도 못한 구매 물품은 무엇인지 마지막에 밝히겠다.

얼굴에 비해 낙엽이 정말 큰거겠지?

7살과 4살의 집중력은 딱 1시간이 한계였던 듯 하다. 처음 예쁜 걸 보고 혹해서 이리저리 구경을 다니다가도 이내 흥미가 떨어지고 원하는 물건까지 사고나니 빨리 집에가자고 성화였다.

 

하지만 이대로 가기는 아쉬워 지하철을 타러 돌아오는 길, 갈 때는 보이지 않았던 화훼공판장 앞 벤치에서 쇼핑으로 지친 몸을 잠시 쉬면서 물도 마시고 커다란 낙엽을 들고 사진도 찍고 늦가을 나들이를 만끽했다. 미세먼지 없이 깨끗한 날이어서 그런지 어디서 찍어도 사진이 쨍하게 예쁘게 나왔다.

 

5. 대망의 쇼핑 물품 언박싱

양재 꽃시장에서 구매한 우리의 쇼핑 품목을 공개해 본다. 사실 올해는 5년 된 크리스마스 트리의 전구 부터 오너먼트까지 몽땅 새걸로 꾸미려던 계획으로 큰 맘먹고 양재 꽃시장까지 간거였는데 아이들의 '장화신은 고양이 눈'을 당해낼 재간이 없어 구매 계획에 전혀 없던 물건을 사는 바람에 이번에 새로 구매한 오너먼트는 공개하기 민망할 정도다. 

이번에 새로 구매한 오너먼트
기존 5년 묵은 오너먼트도 몽땅 달아서 완성시킨 크리스마스 트리 2022!
아이들이 푹 빠져버린 스노우 볼(?) 스타일의 가로등

오너먼트는 총 2만원 가량 들었고 생각지 못했던 가로등 구매 비용이 자그마치 17만원으로 거의 새로운 트리를 꾸미는 비용이 들어버렸다. 트리는 5년 묵은 오너먼트도 죄다 달고 새로사온 오너먼트까지 추가로 달았더니 나무가 풍성해 보이긴 한다.

 

그런데 7살짜리 아들이 "엄마, 무슨 트리가 이렇게 산더미 같아요?" 라고 말했다. 그래도 내 눈에는 새로운 오너먼트가 추가 되어 그런지 조금은 새로워 보이는 트리다.

 

그리고 가로등은 시장에서 눈 짐작으로 구매 할 때는 트리옆에 세워 놓거나 테라스에 내놓으면 예쁘겠다 생각이들어 구매했는데 트리 옆은 은근히 자리를 많이 차지하고 테라스는 우리 가족이 늘 보고 감상할 수 없다는 단점과 눈과 바람과 비를 막지 못하면 금세 망가질 것 같아서 에어컨 옆에 두기로 했다.

 

에어컨과 비교해도 작지 않은 높이에 캐롤도 여러 곡 반복해서 나오고 계속 눈이 오는 듯한 풍경과 비행기를 타고 도는 산타 할아버지와 동굴을 통과하는 기차, 그리고 가로등 불빛이 크리스마스 무드를 한껏 더 해 주었다. 비싼 가격만 제외하면 만족스러운 구매였다. 

 

이맘때 쯤 아이들과 구경가기 딱 좋은 양재 꽃시장! 물론 인터넷으로 찾아보면 더 저렴하게 살 수도 있었겠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니 고퀄 제품을 골라 구매할 수 있었고, 시장 구경을 하면서 크리스마스가 성큼 다가온 느낌에 기분전환도 되고 좋았다. 이번엔 5년만에 간거였지만 이제는 아이들도 크고 했으니 왠지 더 자주가게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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